뉴욕타임스(NYT)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에 대해 ‘섬나라 방식’이라며 날을 세웠다.
NYT는 5일(현지시간) 편집위원단 명의로 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섬나라 사고방식’(President Trump‘s Island Mentality)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며 과거 미국 정부가 민주주의와 세계평화를 확산하기 위해 펼쳤던 정책을 철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NYT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할 평가절하와, 친 러시아 외교정책, 기후변화·난민 등과 관련한 글로벌 공조체제의 포기, 세계무역체계 불신 등 트럼프 대통령이 기치로 내세운 정책 방향을 꼬집었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 일은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일은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 예산에서 국무부 예산과 외국지원 예산이 37%나 깎인 것도 언급했다. 이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적은 인원으로 운용돼 온 외국 주재 미국대사관을 축소해야 하며, 외국 정부 및 다자기구와의 소통을 줄이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멕시코 등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일자리와 부를 뺏어간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에게 불만인 근로자를 잡기 위한 ’가장 계산된‘ 발언으로 꼽았다. 또 보호주의를 외치면서 각종 통계를 과장하거나 부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미국의 2016년 무역적자는 5,020억 달러(약 580조8,000억 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8,000억 달러라고 부풀렸다.
외국산 제품의 수입이 미국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NYT는 중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에서 팔리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생산된 것들이며, 휴대전화 판매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업체가 다름아닌 애플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미국이 껍데기 안으로 움츠러드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며 고립주의를 거듭 비판한 뒤 세계와 맞물려 돌아갈 때 미국이 작아지는 게 아니라 더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NYT는 최근 10년 만에 250만달러를 들여 TV 광고를 내고 “진실은 찾아내기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문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