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 위협이 없어지면 사드도 철수한다는 ‘조건부 배치’를 중국 측에 강조하고 한중관계 우려사항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부 장관 출신인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6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제858회 정책&지식’ 포럼의 발제를 통해 “중국을 대할 때 미국과의 협조 하에 주한미군, 영토문제 등 중국의 우려사항들을 해소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현재 사드로 복잡해진 한중 관계의 개선을 위해 북핵 위협이 없어질 시 사드를 철수한다는 ‘조건부 배치’임을 중국 정부에게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북핵 및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 배치는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며 이른바 ‘조건부 사드 배치론’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윤 교수는 포럼에서 “중국이 대만 등 다른 국가를 대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은 적나라한 방식으로 권력행사를 한다”며 “현재 중국이 얼마나 국제적인 기준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방안 또한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윤 교수는 또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심화되는 상황 경계와 중진국들과의 정치·경제적 연대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적 의존도 때문에 이번 사드 보복과 같은 경제적 보복이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중진국들과 교류를 늘려 중국의 경제적 보복을 극복하고 특히 인도와의 정치·경제적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정권은 미국 등 주요 국가와 조속한 정상회담을 시도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 추진과 함께 남북 주민간 교류를 넓혀 의료·보건 영역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국정책지식센터와 한국행정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외교안보 정책’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포럼의 사회는 노경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는 윤영관 교수가 맡았으며,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통일부 차관을 지낸 홍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