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광운학원 집안싸움에 낀 가짜 '법조브로커' 실형

한국범죄학연구소장 재직 당시 로비 대가로 수억 챙겨

"실제 사법기관에 영향력 행사할 능력 전혀 없어"

사학재단 광운학원 설립자 집안싸움에 끼어들어 ‘법조브로커’ 노릇을 해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전직 한국범죄학연구소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은 변호사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모(56)씨에게 징역 3년을, 최씨와 공모한 박모(55)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최씨는 지인 박씨와 짜고 “조모(74) 전 광운학원 이사장이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며 광운학원 설립자의 장손인 조모씨로부터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0차례에 걸쳐 총 3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삼촌 조 전 이사장과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씨는 먼저 최씨에게 “검찰에서 조 전 이사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데,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조 전 이사장은 캠퍼스 공사 수주와 교사 채용 과정에서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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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와 박씨는 사법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능력이 전혀 없었지만 조씨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며 로비 명목으로 수십 차례 돈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조씨는 지난해 7월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변호사법 위반을 가중요소로 고려했다”며 “다만, 범행을 시인하며 잘못을 반성한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카 조씨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학교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하게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며 삼촌 조 전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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