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과거 디스플레이 시절 세계 1등을 해본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그동안 쌓아온 저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결합하면 SDI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영현 신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삼성SDI에서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6일 삼성SDI에 따르면 전 사장은 대표이사 발령 직후인 지난 3일 삼성SDI 임직원에게 ‘CEO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전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전략마케팅 팀장, 메모리사업부장을 거친 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삼성SDI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전 사장은 반도체와 배터리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여는 핵심 부품이자 업의 특성이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업 모두 양심업인 동시에 타이밍업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고의 품질과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이 양심을 가지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제조라인뿐만 아니라 전 부문이 청결과 프로세스라는 기본 중의 기본을 준수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하고 적기 개발과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전기차 시대를 선점한다면 반도체가 이룬 영광을 다시 한 번 SDI에서 재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삼성SDI는 안태혁 삼성전자 시스템LSI제조센터장(부사장)을 소형전지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전 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안 부사장까지 영입, 삼성전자의 반도체 세계 1위 DNA를 삼성SDI에도 이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고위급 인사를 통해 조직을 혁신함으로써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와 같은 위기 상황의 재발을 막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안 부사장 선임 배경에 대해 “반도체 세계 1위 신화를 일궈낸 제조경쟁력을 삼성SDI에 이식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시대를 맞아 삼성SDI가 새로운 배터리 라인을 계속 건설하는 상황에서 세계 1위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의 제일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안 부사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 한양대 금속공학(석사), 일본 나고야대 전기공학(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E기술팀장, 기술혁신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반도체 제조를 총괄하는 시스템LSI제조센터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