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 박사 학위 논문 연구를 했으니까 꾸준히 봤죠. (아플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물어보지는 못했어요.”
지난달 간암으로 세상을 뜬 고(故) 김익주 전 국제금융센터장의 죽마고우인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의 목소리에서는 옛 친구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채 교수와 김 전 센터장은 중학교·대학교 동기 동창이다. 하지만 그도 친구의 건강은 자세히 물어보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던 것일까. 채 교수를 비롯해 김 전 센터장과 막역하게 지낸 서울대 경제학과 79학번 동기들이 일찍 세상을 등진 김 전 센터장을 추모하는 문집을 내기로 했다.
지난 2년간 병마와 싸워온 김 전 센터장은 지난달 1일 향년 57세로 눈을 감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행시 2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부 외환제도과장·외화자금과장·국제금융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무역협정국대책본부장, 국제금융센터장을 거쳐 최근에는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추모 문집은 두 권으로 꾸며진다. 한 권에는 김 전 센터장이 생전에 쓴 언론사 칼럼과 논문 등이 실리고 다른 한 권에는 같이 일한 동료 선후배와 지인들의 글이 들어간다. 이달 중순까지 글을 모으고 오는 7~8월께 발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추모집은 김 전 센터장과 동고동락한 서울대 동기 ‘지진아’ 10명이 책임지고 추진하기로 했다. 지진아는 ‘지혜롭고 진보적인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경제학과 79학번인 이들은 몰려다니면서 친하게 지냈다. 채 교수 외에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주익종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이인희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황의균 SK해운 사장(무역학과), 윤태용 전 문화체육관광부 실장, 이영훈 포스코컴텍 사장이 지진아 멤버다.
외부 기고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손병두 금융위 상임위원 등이 글을 싣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청와대 경제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09년,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던 고인과 환율 대응 같은 업무를 함께했다. 관가에서는 임 위원장과 김 전 센터장을 두고 ‘솔메이트(영혼의 동료)’라고 할 정도다. 손 상임위원은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으로 당시 국제금융국장이던 김 전 센터장과 함께 일했다.
채 교수는 “친구들이 기억하는 익주는 조용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며 “3학년 때부터 고시 준비를 하더니 4학년 2학기 때 고시 수석을 한 친구”라고 기억했다. 이어 “중학교 때는 굉장한 주먹이었을 정도로 싸움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추모집에 글을 실을 의향이 있는 사람은 채 교수나 류 교수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