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구두 심장부 伊 밀라노에 바이네르 매장 연다"

김원길 회장 "세계 명품 구두업체와 정면승부" 포부

印·베트남·태국 등도 공략...글로벌 영토 확장 나서

국내선 대규모 신규매장 오픈 등 마케팅 전력투구

김원길(뒷줄 오른쪽 첫번째)바이네르 회장이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박람회 ‘미캄’(MICAM)에서 직원들과 함께 해외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바이네르김원길(뒷줄 오른쪽 첫번째)바이네르 회장이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박람회 ‘미캄’(MICAM)에서 직원들과 함께 해외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바이네르


“올해는 바이네르가 구두의 본산인 이탈리아 밀라노와 아시아 등 해외에 거점을 확보하고 세계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발이 편안하면서도 디자인이 뛰어난 ‘컴포트화’ 국내 1위 업체인 바이네르의 김원길(56) 회장은 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본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올해 국내외 마케팅에 전력투구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네르는 지난해 매출액이 500억원대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국내에 대규모 매장을 개설하고 해외에도 플래그십 매장을 만드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선다. 바이네르는 올해 매출 80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대를 찍겠다는 청사진을 그려 놓았다.


그는 “오는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구두박람회 ‘미캄’(MICAM)에 참가해 처음으로 신발을 출품할 계획”이라며 “전세계 구두의 심장부에 직접 진출해 편하고 예쁜 컴포트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1년 이탈리아 구두브랜드 ‘바이네르’를 전격 인수한 김 회장이 명품의 고장인 밀라노에 직접 견본 매장을 열겠다는 포부다. 아직까지 밀라노에 한국산 브랜드를 단 구두 전용매장은 없다.

그는 “올해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도 바이네르 신발을 판매하는 거점을 만들 계획”이라며 “조만간 10만원 이하의 워킹화도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네르로서는 올해가 판매처를 다변화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되는 셈이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한다. 당장 오는 4월에 국내에서 운영 중인 65개 매장 가운데 가장 큰 570㎡ 규모의 신규 매장을 본사 부근인 일산 식사동에 오픈한다. 그는 “다음 달에 문을 여는 매장의 경우 내가 직접 영업맨이 돼서 뛰어 다닐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바이네르 일산 공장에서는 신발만 20~30년 이상 만져 온 구두 숙련공 150여명(협력사 포함)이 대부분 수제 공정을 거쳐 250여 종의 제품을 만든다. 그는 “국내와 이탈리아에서 하루 각 1,000켤레, 500켤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올들어 판매가 다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좋은 원자재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소비자들의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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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바이네르는 안토니와 바이네르 양대 브랜드로 컴포트화와 구두 등을 전용 매장에서 주로 25만~3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그는 “가죽부터 디자인, 재단, 가피, 접착, 포장 등 모든 공정을 거의 매일 직접 챙긴다”며 “최근 창립 57주년을 맞아 특별 판매도 진행 중인데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힘이 난다”고 흐뭇해했다.

어릴 적 가난 탓에 중학교만 졸업한 뒤 곧바로 구두기능공 일을 시작해 42년째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 회장은 이른바 ‘흙수저 CEO(최고경영자)’다. 드라마 같은 인생인 만큼 이곳저곳에서 강연도 많이 한다.

인생 질곡을 아는 경영자라서일까. 그는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사무실 벽에 걸린 사훈도 ‘세상을 아름답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그 속에서 나도 행복하게’이다. 사내 우수 사원은 물론이고 훌륭한 군인 장병을 매년 16명씩 뽑아 유럽 연수까지 보내주는 것 역시 그가 행복이라고 느끼는 부분이다. 회사 마당에는 직원용 요트와 보트도 비치해 둘 정도로 사원 복지에도 신경을 쓴다.

자신에 대한 투자도 열심히 한다. 수상레저 자격증을 따고 겨울에는 스키도 즐긴다. 골프 역시 싱글을 칠 정도로 수준급이다. 요즘엔 노래 작사, 작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매달 두 번씩 우수 고객 20여명을 선정해 직접 요리를 해줄 정도로 음식도 잘 만든다.

김 회장은 “신발회사 경영자로서 세계인들이 신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삶’이란 점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양=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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