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 문재인 전 대표가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인 여성학자 권인숙(53) 명지대 교수를 영입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 전 대표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입한 인사다.
8일 문 대표의 경선캠프 더문캠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권 교수는 사회적 관계에서 성폭력을 분석하고 여성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분”이라며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모든 분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성폭력 문제를 사회적 관계와 불평등의 문제에서 분석하고 성평등의 길을 모색해 온 대표적인 여성학자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폭력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연구소 ‘울림’의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권력과 폭력의 관계를 깊게 연구했다.
권 교수는 서울대 의류학과에 다니던 1986년 경기 부천시의 의류공장에 위장 취업한 상황에서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성고문을 당했다. 당시 권 교수는 그를 고문한 형사 문귀동을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혁명을 위해 성적 수치심을 이용한다’며 그를 무혐의 처리하고 권 교수만 구속기소 했다. 이후 재정신청을 통해 특별검사격인 공소유지담당 변호사가 임명되면서 문귀동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인이 된 조영래 변호사 등 166명의 변호인단이 당시 사건을 변호했고 당시 사건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촉발한 사건 중 하나였다.
이후 권 교수는 서울대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 럿거스 대학교에서 여성학 석사, 클라크 대학교에서 여성학 박사를 각각 받았다. 미국 남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여성학 교수를 지냈으며, 2003년부터 명지대에서 여성학을 강의하고 있다.
권 교수는 “권인숙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로만 살지 않은 것처럼 지금의 여성들은 피해자가 아닌 저항하고 외치는 광장의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의지대로 여성들의 대통령이 되는 길을 함께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