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이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예선탈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야구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 ‘거품이 드러났다’는 발언이 이어지는 등 대체로 “예견된 결과였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이번 WBC에서는 그동안 끊임 없이 지적된 투수력의 문제도 있었지만 타선의 침체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타선의 침체는 상대적 약체로 평가되던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는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단 1득점에 그쳐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극도의 ‘타격 부진’을 두고 추신수-김현수-강정호 등 메이저리그의 부재를 탓하기 보다는 KBO 자체의 ‘거품’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작년 KBO리그의 3할 타자는 무려 40명으로 일각에서는 ‘역대급 타고투저’라며 높아진 타격기술과 투수 발굴이 맞물려 나온 현상으로 분석했으나 사실은 리그 자체의 ‘이상 현상’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재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KBO 특유의 스트라이크존인데, 몸쪽과 바깥쪽으로는 다소 관대하지만 위아래로는 상당히 좁은 ‘가로 직사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이 좌우 컨트롤이 좋은 투수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공이 가운데로 몰리게 만들어 타자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제대회에 적용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은 MLB방식의 좌우는 좁고 상하가 유연한 ‘세로 직사각형’의 모습으로 타자 입장에서는 다소 높은 공도 모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되어 주로 국내리그에서 활동하던 우리 대표팀 타자들은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과거 리그에서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도 국내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을 겪는 경우를 예로 들면서, KBO의 타격 수준이 올라간 것도 이유가 되겠으나 비정상적인 스트라이크 존이 가장 큰 이유였다는 자조섞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의 비정상적인 스트라이크존은 2006년 ‘도하 참사’가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국제무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만들었던 규정이 독이 되어 돌아오자 야구계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