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피아이엔디(대표 최인영·사진)는 정수 설비, 해양심층수 설비, 담수화 설비 등의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까지 책임지는 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설립이래 지속적인 품질 경영에 주력한 결과 특허 17건(출원 3건)과 AMSE(미국기계학회), CE(유럽통합), ISO9001, ISO14001, NET(보건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1994년 코리아정공으로 문을 연 이 회사는 불과 18개월 만에 무학그룹과 경남 산청군이 공동 투자한 지리산산청샘물의 정수 설비 설계 및 시공을 맡아 주목을 끌었다.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 공장 정수 설비까지 성공리에 마치면서 플랜트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게 됐다.
하지만 플랜트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마자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1997년 주스 증설라인을 시공하던 파스퇴르유업, 해태음료 등이 연속 파산한 것이다. 최인영 대표는 43억여원의 부도를 맞고 고스란히 부채를 떠안았다. 최 대표는 “집까지 팔아가며 부채를 정리하고 한동안 절망했지만 오직 기술 하나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기술 개발은 계속됐다. 2000년 음식물찌꺼기 처리장치 특허, 2002년에는 알칼리 환원수기 실용신안과 정수용 필터 내장 물통 의장등록을 획득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일감도 조금씩 늘어났다.
플랜트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은 건 2009년부터다.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록인음료(현 백학음료)의 설비를 시작으로 일본 벤텐사와 공동 시공한 강원심층수 설비, 을릉도심층수 설비, 강원심층수 설비 2차 증설 등의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울릉도심층수 설비는 강원심층수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개발한 해양심층수 설비를 적용해 호평을 얻었다. 그동안 국내에는 관련 기술이 전무해 해양심층수 설비를 일본기업이 도맡았었다.
케이피아이엔디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인영 대표의 연구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최근에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정유플랜트 여과장치인 압력용기를 개발해 AMSE와 CE 인증을 따냈다.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1,000여 매장에서 위생 얼음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UV살균장치의 탄생도 2010년 SPC그룹 품질안전센터로부터 얼음의 세균 문제를 의뢰받아 개발했을 정도다. 이를 계기로 UV(자외선)를 이용한 살균제빙기(2016년 보건복지부 신기술인증)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1월 주거래 은행의 추천으로 고양시 일산동구에 대지 1000평, 건평 850평 규모의 공장을 매입하고 4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쳤다”며 “새로운 먹거리 확보와 함께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SEN매거진 기자 jaeh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