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애플 스마트폰과 삼성 스마트TV 등을 해킹해 감시도구로 활용해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문건에서 CIA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해킹한 기술이 공개돼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위키리크스가 이날 CIA의 기밀문서 8,761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폭로는 CIA의 역대 최대 규모 기밀문서 공개”라며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에는 CIA가 애플과 삼성·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의 제품과 플랫폼을 전방위 도감청 수단으로 이용한 사례들이 담겼다. ‘볼트7(Vault 7)’으로 명명된 이 문건에 따르면 CIA는 영국 국내정보국(MI5)과 공동으로 ‘우는 천사(Weeping Angel)’라는 악성코드를 개발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IT 기기를 비롯 자동차까지 감청에 이용했다. 주 타깃은 삼성의 스마트TV, 애플의 아이폰 등이었다. 이 악성코드는 기기의 전원을 끄더라도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수집한 후 인터넷을 통해 CIA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위키리크스는 전했다.
위키리크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파문은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이번 문건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운영체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스마트TV 등을 해킹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며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실태 폭로보다 훨씬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삼성을 포함해 문서에 언급된 기업들도 상당할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만일 이번 폭로가 사실이라면 이는 전 세계 IT 업계를 뒤흔들 일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딘 보이드 CIA 대변인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문서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논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