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이어진 WBC 1라운드 A조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대만을 6대5로 눌렀다. 한국은 9일 대만과의 최종 3차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2승의 이스라엘과 네덜란드가 2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출전권을 따냈다. 2패의 한국은 대만과 ‘탈꼴찌 매치’를 벌여야 하는 신세다. 차기 대회에서 예선을 거치는 수고를 피하려면 꼴찌는 면해야 한다.
한국은 선수 대부분이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거인 복병 이스라엘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정상급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A조 최강 네덜란드를 맞아서는 병살타 3개를 포함한 영봉패로 무기력하게 돌아섰다. 한국은 소속팀의 차출 반대 등으로 메이저리거가 단 한 명(오승환)밖에 합류하지 못했고 국내 리그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진 탓인지 선수들이 ‘국제 룰’을 낯설어했다. 하지만 상당수 야구 팬들은 “지난 2006년 1회 대회 때 보여준 투지가 실종됐다”고 지적한다. 1회 대회 때 이룬 4강 신화 이후 WBC 성적에 따른 병역특례 혜택 폐지가 거론됐고 2회 대회에는 폐지가 확정됐다. 이번 대표팀은 일부 선수들의 태도 논란으로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중심타자 김태균은 7일 네덜란드전에 앞서 애국가가 나올 때 모자도 벗지 않은 채 격식에 맞지 않는 거수경례를 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