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10일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삼성동 인근은 하루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들이 배치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고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삼릉초등학교로 등교하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낯선 모습에 당황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사저로 귀가할 수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취재진을 비롯해 현장에 몰린 시민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를 공식 부인하자 몰려들었던 시민들은 ‘셀카’를 찍는 등 다소 분위기가 풀렸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주민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에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이곳을 찾아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40년간 삼성동에 살았다는 최영만(72)씨는 “고생했다고 위로를 건네기 위해 한 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다”면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지만 탄핵 이전에 대화가 충분했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사저 인근 아파트 화단에 앉아 있던 윤모(68)씨는 “너무 화가 나서 걸음이 안 떨어진다”며 “이번 탄핵은 대한민국의 망신”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삼성동에서 24년간 살았다는 김모(64)씨는 “역사적으로 처음 나온 여자 대통령인데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 했다”며 “삼성동 주민들 사이에서도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사람들 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