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병원에 따르면 이헌정·윤호경(정신건강의학과), 이은일(예방의학과) 교수와 가천의대 강승걸 교수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젊은 남성 20명을 이틀간 완전히 빛이 차단된 수면검사실에서, 3일째엔 약한 빛(5 또는 10럭스)에 노출된 상태에서 잠을 자게 한 뒤 낮 시간에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MRI) 검사를 해 뇌 기능의 변화를 확인했다. fMRI는 초전도 자석과 고주파 등을 이용해 뇌 조직과 혈관의 상태, 뇌의 활성화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검사 결과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로 약한 10럭스의 빛에 노출된 상태에서 잠을 잔 경우 빛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서 잤을 때보다 과제 수행시 뇌의 오른편 아랫쪽 전두엽이 더 활성화됐다. 5럭스 정도의 불빛은 큰 영향이 없었다.
이와 관련, 이헌정 교수는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데 10럭스 노출군이 더 많은 혈류량·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오른편 아랫쪽 전두엽의 기능, 즉 단기 기억 능력이 떨어지고 조금 복잡한 과제를 수행할 때 시간도 더 걸리고 충동적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부위는 집중력·인지능력, 감정·식욕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기 기억의 일부인 작업기억 능력과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수면 중에는 암막 커튼 등으로 외부 빛을 최대한 차단하고 전자기기의 빛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