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사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법치주의 정신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며 6년간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 권한대행은 13일 오전11시 헌재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헌재는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열린 퇴임식은 조용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하는 이 대행의 스타일에 맞게 조촐하게 치러졌다. 꽃다발 증정과 퇴임사 낭독 등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고 가족은 물론 외부 인사도 초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탄핵심판 선고 이후 높아진 관심으로 많은 취재진과 직원들이 대거 몰리며 이 권한대행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지켜봤다.
이 권한대행은 퇴임사 대부분을 탄핵심판 인용에 대한 정당성과 화합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중국 고전 ‘한비자’에 나오는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라는 뜻의 ‘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를 인용하며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며 끝을 맺었다.
퇴임식 이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환담 및 식사를 마친 이 권한대행은 환송 나온 전 직원들의 박수 속에 일일이 악수하며 마지막 헌재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으로 헌재는 김이수(64·연수원 9기) 재판관을 차기 소장 권한대행으로 호선할 계획이다.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 권한대행의 후임으로 지명한 이선애(50·사법연수원 21기) 재판관이 임명될 때까지 헌재는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