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관 부당지시 의혹' 법원행정처 차장 직무배제…공정 조사절차 목적

법원내 사법개혁에 관한 목소리를 낸 판사들의 학술행사를 축소하고 이에 반발하는 법관을 인사 조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임종헌(58·사법연수원 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이 직무에서 배제됐다. 공정한 조사절차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맡은 대법관 출신인 이인복(61·사법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는 13일 전체 판사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절차가 이뤄지기 위한 전제로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 차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건의했고, 양 대법원장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임 차장에 대해 사법 연구 업무로 인사 발령을 했다.

이날 대법원은 “최근 현안의 진상규명을 위해 이인복 석좌교수에게 명확한 진상조사를 요청하면서 조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석좌교수는 “제가 평생 몸 담고 사랑해 온 법원이 더 이상의 상처를 입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에, 어렵고 곤란한 중책을 맡기로 했다”며 수락의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진상조사는 객관성과 중립성, 그리고 공정성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며 “이를 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진상조사에 참여할 적임자를 17일까지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석좌교수는 추천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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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지난달 9일부터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독립과 법관인사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촉발됐다. 설문조사 내용은 이달 25일 학술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사법개혁에 관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행정처 임 모 차장은 연구회 소속으로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에서 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난 이모 판사를 만나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됐다.

이후 상황을 파악한 법원행정처 임종헌 차장이 연구회 소속으로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에서 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난 이모 판사를 만나 이달 말 열릴 학술행사를 축소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해당 판사는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고 행정처는 이 판사를 다시 원소속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자 대법원은 지난 9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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