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절차 개시 코앞…영국 쪼개지는 소리 '요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이하 브렉시트) 절차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를 수 없다며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절차 개시권을 승인하자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터전 수반은 “스코틀랜드 정부와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영국이 EU 단일시장에서 탈퇴했다”며 또다시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다음주 중 스코틀랜드 의회에 영국 중앙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청할 계획을 밝혔다. 이어 브렉시트 조건이 대략 정리되는 내년 가을과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는 2019년 봄 사이에 재투표가 실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2014년 9월 분리 독립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가 반대 55%로 부결됐다. 이러한 결과는 스코틀랜드가 재화, 용역, 노동, 자본이 장벽 없이 교류되는 EU 단일시장의 혜택을 계속 누리길 원하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도 스코틀랜드 주민 62%가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스터전 수반의 발표 이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제2의 독립 주민투표가 불확실성과 분열을 부추긴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러나 스터전 수반이 속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정치적 비중을 고려할 때 무턱대고 이를 거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있다.

북아일랜드의 신페인당도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묻는 남북 아일랜드 총 국민투표의 시행을 요구했다. 미셸 오닐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대표는 영국 정부가 주민 의사를 무시한 채 북아일랜드를 EU에서 떼어내려고 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의 평화협정인 ‘굿프라이데이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을 훼손하고 아일랜드와의 국경을 더욱 갈라놓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의 북아일랜드는 현재 국경 통제 없이 사람과 상품이 자유롭게 이동하나 브렉시트가 통과될 경우 이러한 교류는 중단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한편, 북아일랜드 역시 EU 잔류 여부를 묻는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56%가 잔류에 투표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