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은행권부터 가계대출을 옥죈 이후 보험이나 저축은행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비상등이 켜졌는데요.
보험사들이 이 수요를 잡기 위해 공들인 분야는 가계대출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대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줄였는데, 보험사들은 이 빈자리도 노려 대출을 확대했습니다. 정훈규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보험사들의 대기업 대출채권 규모는 약 26조5,0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국내 16개 생명보험사와 10개 손해보험사의 부동산과 약관대출 등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모두 합친 금액입니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대기업 대출채권 규모는 한해 전 22조 6,000억원과 비교해 17%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생보사들의 대기업 대출 증가 폭이 컸습니다.
통계가 나온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규모는 17조원 수준으로 이전 1년에 비해 약 19%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빠른 증가세로 금융권의 긴장감을 높였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10% 수준인 걸 보면 증가속도가 두 배 가까이 됩니다.
은행권은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부실대출채권을 정리하고, 신규대출도 꺼려 대기업 대출규모를 줄였습니다.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금은 지난해 말 164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원 가량 감소했습니다.
은행들이 금리 반등과 경기 불황 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몰두하는 동안 보험사들은 오히려 은행의 빈자리를 노려 대출에 열을 올렸단 얘기입니다.
보험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은행권에서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만기 연장이 어려운 기업일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도 기업 구조조정은 지속되고 경기불황으로 기업 수익성은 악화할 텐데 기업 대출 증가는 앞으로 부실 대출과 이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