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친위대에서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는 90대 노인의 송환을 미국에 요청했다.
14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따르면 미네소타주(州)의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마이클 카콕(98)은 1944년 나치에 부역하며 무고한 폴란드인들의 학살을 지시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카콕은 나치 친위대에 복무하면서 우리크라이나 자위대를 창설하고, 폴란드 동부의 마을들의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온 1949년 당시에는 나치 친위대와 민간인 학살 등과 관련된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13년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자료와 그의 휘하에 있던 병사의 증언 등을 인용해 카콕의 나치 부역 사실을 폭로했다.
AP통신의 보도 이후 독일과 폴란드는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끝에 독일 검찰은 2015년 카콕의 기소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폴란드는 카콕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다.
폴란드국가범죄고발위원회의 로베르트 야니츠키는 “카콕이 1944년 폴란드의 마을들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사람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야니츠키는 해당 인물을 ‘마이클 K’라고 칭했으며, 당시 사건과 관련된 서류에도 ‘마이클 K’라는 서명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포렌식 전문가들은 그 서명은 미국에 사는 사람(마이클 카콕)의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폴란드 당국의 송환 요청을 받은 뒤 “(카콕이) 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다는 혐의들을 매우 심각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폴란드의 송환 요구에 카콕의 아들인 안드리이 카콕(63)은 “아버지는 아무런 잘못을 한 적 없는 98세의 노인”이라고 그의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아버지는 미네소타에서 공개적인 활동을 해왔다”면서 “우리는 인권 운동을 위해 투쟁했는데, 아버지가 나치였다면 왜 그런 일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