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사우디 증산·美 재고 급증...유가 '요동'

사우디, OPEC 감산합의 역행

지난달 하루 1,001만배럴 생산

美 재고량 5억배럴로 최대

WTI 4월 인도분 47.72弗

"연말 40弗까지 하락" 관측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깨고 지난달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원유시장에 산유국 간 공조 균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셰일유 생산 증가로 연초 이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의 증산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 떨어진 배럴당 47.72달러에 거래를 마쳐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치이자 연초 대비 14% 떨어진 액수다.




이날 유가가 하락한 것은 올해부터 하루 평균 120만배럴 감산을 약속한 OPEC의 공조가 깨질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OPEC이 공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의 총 산유량은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핵심 회원국인 사우디의 일평균 산유량은 1,001만배럴(사우디 제공 수치 기준)로 전월 대비 26만3,300배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의 보고서는 감산으로 유가가 20% 뛰어올랐다가 왜 최근 급랭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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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원유 생산 및 재고 증가도 올 들어 지속돼온 유가 하락의 요인이다. OPE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원유 재고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2억7,800만배럴 많은 30억600만배럴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증산 및 미국 셰일유 생산 증가로 선진국 원유 재고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달 첫주 주간 원유 재고량은 5억2,840만배럴로 1982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OPEC 자료 발표 이후 유가가 급락하자 사우디는 급히 해명에 나섰다. 국영 석유사 아람코 상장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2월 생산량 증가는 재고조정·월간변수 등 기술적 요소에서 나타난 결과”라며 “OPEC 및 비OPEC 회원국과 협력하고 감산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후 유가 반등에 따른 셰일가스 채굴 수익성 상승과 시장 예상을 웃도는 미국 원유 재고 등에 이어 OPEC 감산 합의 균열 우려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됐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원유 재고량 등을 이유로 “올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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