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개봉영화] 미녀와 야수·비정규직 특수요원·토니 에드만·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오버 더 펜스

비수기 극장가의 한복판이지만 3월 16일 극장가는 ‘미녀와 야수’ 덕분에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1991년에 제작된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미녀와 야수’는 개봉 전부터 70%에 육박하는 압도적 예매율을 보여주며 비수기 극장가에 모처럼 ‘대박’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16일에는 첩보물과 코미디의 조화가 신선한 ‘비정규직 특수요원’,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토니 에드만’, 로맨틱한 SF 판타지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일본 청춘영화의 싱그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오버 더 펜스’ 등이 개봉한다.


■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연출 : 빌 콘돈

출연 :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 이완 맥그리거

상영시간 : 129분

똑똑하고 아름다운 ‘벨(엠마 왓슨 분)’은 아버지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운명적인 사랑과 모험을 꿈꾼다. 어느 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폐허가 된 성에 도착한 벨은 저주에 걸린 ‘야수’(댄 스티븐스 분)를 만나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히고, 야수 뿐 아니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신비로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 저주를 풀지 못하면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임을 알게 된다. 성에서 도망치려던 벨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 준 야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한다.

‘미녀와 야수’는 1991년에 디즈니에서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26년 후에 다시 실사로 제작한 영화다. 1991년도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보면 영화의 기술이 그 기간동안 얼마나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드림걸즈’를 연출한 빌 콘돈 감독이 연출을 맡아 원작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뮤지컬 넘버의 화려함을 경이적인 수준의 화려함으로 연출해낸다. 또한 원작동화와 다르게 용기있는 여성의 상징처럼 재해석된 ‘벨’의 모습이나, 디즈니 영화 사상 최초의 동성애자 캐릭터 등장 등 성 정치학적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해석의 여지를 지니고 있다.

■ 비정규직 특수요원(PART-TIME SPY)





연출 : 김덕수

출연 :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김민교, 남궁민

상영시간 : 117분

만년알바인생 ‘장영실’(강예원 분)은 35살의 나이에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으로 임시 취업하지만 그마저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정리해고 1순위에 놓인다. 그러던 중 국가안보국 예산이 보이스피싱에 의해 털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의 실수로 벌어진 사건을 조심스레 은폐시키고 싶던 박차장(조재윤 분)은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는 조건을 내걸고 비밀리에 영실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킨다. 하지만 그 곳에는 이미 사건 해결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경찰청 미친X 형사 ‘나정안’(한채아 분)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었다.

2009년 영화 ‘7급 공무원’이 국가정보원 특수요원을 7급 공무원으로 묘사하는 재치있는 풍자를 선보였다면, 김덕수 감독은 2017년 현재 국가안보국 특수요원이 2년 계약의 비정규직 신세라며 재치있게 풍자해낸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신태라 감독의 ‘7급 공무원’처럼 첩보물의 재미와 사회 풍자적인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다만 웃음의 강도가 ‘7급 공무원’에 비해 많이 약하고, 개그 코드들이 다소 올드하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 토니 에드만(Toni Erdmann)





연출 : 마렌 아데


출연 : 산드라 췰러, 페테르 시모니슈에크, 잉그리드 비수, 토마스 로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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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시간 : 162분

“가족이란 누가 안 본다면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이다…그 중에서도 나의 아버지는 더 그렇다!” 농담에 장난은 기본, 때론 분장까지 서슴지 않는 괴짜 아버지가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커리어우먼 딸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드라마.

‘토니 에드만’은 국내 개봉 전부터 영화제와 영화상영회 등을 통해 티켓을 구하기 힘들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영화다. 비록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은 이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에게 내줬지만, 마지막까지도 유력한 외국어영화상 수상 후보로 언급되며 주목을 받았다.

‘토니 에드만’은 철없고 이상한 아버지와 현실적인 딸의 조합을 통해 쉼없이 웃음을 선사하면서 어느 순간 인생을 다시 한 번 반추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넘쳐난다. 할리우드에서도 눈독을 들여서 명배우 잭 니콜슨이 페테르 시모니슈에크가 연기한 아버지를 맡아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The Space Between Us)





연출 : 피터 첼섬

출연 : 게리 올드만, 에이사 버터필드, 칼라 구기노, 브릿 로버트슨

상영시간 : 121분

화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초의 지구인으로 우주선 안의 세상이 전부인 가드너(에이사 버터필드 분)는 날이 갈수록 지구에 대한 호기심과 지구에 사는 소녀 툴사(브릿 로버트슨 분)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결국 2억km 넘게 떨어진 지구로 생애 첫 여행을 떠난다.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 가드너는 지구의 모든 것을 신기해하고, 툴사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화성에서 태어난 가드너의 심장은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위험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고전 무성영화에 바치는 마틴 스콜세지의 위대한 헌사 ‘휴고’로 데뷔해, ‘엔더스 게임’과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등을 통해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이사 버터필드의 매력이 만개한 작품이다.

SF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머리 아픈 SF 이야기가 아닌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과 지구에서 태어난 소녀의 풋풋한 만남과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비록 스케일이 범우주적으로 커지긴 했지만,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너무나 따뜻하고 감동적인 그런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내는 반드시 볼 필요가 있는 영화다.

■ 오버 더 펜스( Over the Fence)





연출 :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 오다기리 죠, 아오이 유우, 마츠다 쇼타, 키타무라 유키야

상영시간 : 112분

인생도 사랑도 봄날을 기다리는 두 남녀,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서로에게 다가가며 시작된 어쩌면 특별한 일상 로맨스.

영화 ‘오버 더 펜스’를 연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바보들의 배’, ‘후나키를 기다리며’, 배두나가 출연해 잘 알려진 ‘린다 린다 린다’, ‘마츠가네 난사사건’,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등 현재 일본에서 가장 개성적이면서도 이야기가 좋은 영화를 만드는 신진 작가다. 여기에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라는 한국에서도 상당히 지명도 높은 일본의 정상급 스타들이 가세한다.

‘오버 더 펜스’에는 일본영화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과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전매특허인 일상에서 소소한 웃음의 발견이 훌륭하게 어우러진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영화가 동어반복의 정체중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라는 두 환상적인 배우의 조합은 이런 일말의 아쉬움조차도 날려버린다.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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