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2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미국이 올해 총 3차례가량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시중 금리도 덩달아 올라 중기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회사채 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석 달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금융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가 꾸준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2~3차례가량 금리를 더 인상할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 시장 금리도 함께 뛰어 회사채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 국내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회사채 시장이 전반에 걸쳐 수급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2012년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과 비우량등급 회사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발행시장에서 BBB+ 이하 등급은 회사채 순상환이 증가하고 수요예측마저 줄어드는 등 수급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BBB+ 이하 등급의 회사채 거래량이 감소하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량등급을 포함해 회사채 시장의 수급이 불안해질 경우 약 10조원 이상으로 마련된 채권시장안전펀드를 즉시 재가동해 우량 회사채를 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을 중소기업은 약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중소·중견기업이 발행한 회사채(BBB~A등급) 가운데 매각하지 못한 부분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특정기업의 발행한 회사채는 전체 발행액의 30%까지만 인수하고 인수 대상은 산은과 신용보증기금, 증권사 등이 협의해 선정하기로 했다.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와 중소·중견기업이 발행한 회사채(1,000억원·B~BBB등급)을 특수목적법인(SPC)에 양도한 후 시장에서 소화하는 방식이다.
또 발행시장 채권시장담보부증권(P-CB0)를 통해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차환되거나 신규로 발행되는 중기의 회사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차환 지원에 1조3,000억원, 신규 발행을 지원하는데 3,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P-CBO는 기업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발행한 회사채를 금융기관이 시장실세금리로 인수해 SPC에 매각하면 SPC가 매수한 회사채를 기초로 CBO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