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사람을 만드는 1.4㎏짜리 기계...뇌 매뉴얼

■김대식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하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했다. 생각은 인간의 존재 이유이자 존재하고 있다는 증명 그 자체라는 것이다. 1.4㎏짜리 뇌는 생각하게 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며, 나라는 존재를 넘어 문명을 이룩했다. 그러나 인간의 뇌가 단순한 관찰이나 철학적 이론을 넘어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비로소 19세기부터다. 그리고 현대 뇌과학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변혁 앞에 서 있다. 인간의 의식, 즉 퀄리어(qualia)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아직 그 비밀을 풀지 못한 우리 앞에 ‘기계의 시대’가 왔다. 우리가 인간의 행동만으로 그들에게 의식이 있다고 믿듯이 기계의 행동이 인간과 수학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면 기계에도 의식이 있음을 믿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 뇌의 코딩 알고리즘, 즉 ‘뇌의 언어’를 밝혀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된 셈이다.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은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015년 인문학 아카데미인 ‘건명원’(建明苑)에서 한 과학 강의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4장에 걸쳐서 뇌로 설명될 수 있는 ‘나’라는 존재부터 ‘뇌와 정신’, ‘뇌와 의미’, ‘뇌와 영생’ 등 철학적 탐구를 시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직 인간의 정상적인 뇌만이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은 위협적이지만 불가능하다는 것. 높은 수준의 지능이 있는 문어나 돌고래 같은 동물은 물론 인공지능 기계나 식물인간, 태어나기 전의 아이도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서 예술이나 문화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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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자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뇌라는 ‘기계 매뉴얼’이라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그 기계에 대한 매뉴얼을 여러분은 한 번도 읽어보지 않고 살아왔다. 저는 이 책에서 그 뇌 또는 자아에 대한 매뉴얼을 드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뇌라는 기계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한 것이지요.” 1만8,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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