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G20회의] 美 입김에 '보호무역 배격' 합의 실패...한국기업 갈수록 동네북 되나

트럼프 의중 대폭 반영

기후변화 국제 공조도

공동선언문서 사라져

국제회의 데뷔전 므누신

"WTO 낡아 재협상해야"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폐막식에서 주요국 참석자들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덴바덴=EPA연합뉴스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폐막식에서 주요국 참석자들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덴바덴=EPA연합뉴스




주요20개국(G20)이 지난 수년간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 배격’ 합의에 실패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선언문(코뮈니케)에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단골 멘트가 빠지는 대신 미국이 주장해온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줄인다”는 문구가 그 자리를 꿰찼다.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미국으로부터는 징벌적 관세, 중국으로부터는 경제보복을 당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더 힘들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주요2개국(G2)이 무역장벽을 높이면 다른 국가들까지 연쇄적으로 보호무역 정책을 더 노골적으로 구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발표된 공동선언문에서 G20이 그동안 강조해온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공조가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며 국제 협조를 위한 주요국들의 결속에 커다란 균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에서는 보호무역주의 배격 문구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줄이고 우리의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강화하고 있다”는 모호한 문장이 새로 담겼다. 국제사회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에 짙게 드리우던 보호무역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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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동선언문에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문구도 사라졌다. 이 역시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사기”라고 주장하며 파리 기후변화협약 폐기를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대폭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G20 선언문은 환율과 관련해 기존 원칙을 고수하며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선언문에는 “경쟁적인 환율 절하를 지양하고 경쟁적인 목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기존 내용이 그대로 유지됐다. G20 회의 개최 직전 외신들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한국과 중국·독일 등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많은 나라를 겨냥해 “통화절하를 하지 말라”고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국제회의 첫 데뷔로 관심을 끈 므누신 장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를 포함해 미국이 맺은 여러 형태의 무역협상을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8일(현지시간) G20 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떤 협정들은 재검토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어떤 부분들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협정은 낡은 만큼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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