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7일 시작된 세월호 인양 장비 점검은 모두 끝났다. 하지만 선체를 실제로 1, 2m 정도 들어올리려던 계획은 높은 파도로 인해 연기됐다. 세월호인양추진단은 22일 이후 기상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일정을 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달에는 소조기가 24일 끝날 예정이어서 시험 인양을 다시 시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
정부는 소조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 5일을 세월호 인양의 적기로 판단했다. 실제 인양 시기는 다음 달 5일 시험 인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소조기는 4, 5일간 지속되지만 이 기간에 기상 악화나 시험 인양 실패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인양 시도 자체가 4월 하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소조기는 통상 보름 뒤에 찾아오기 때문.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시험 인양 성공 뒤 바로 선체를 들어올릴지, 다음 소조기를 기다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애초 이날 오전 세월호를 실제로 들어올려 세월호의 무게중심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 결과에 따라 인양줄 66개를 어느 정도 힘으로 당겨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 21일 최대 1.7m 높이의 파도가 예보되면서 시험 인양을 서두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인양 장비에서도 문제가 포착됐다. 인양줄을 당기자 유압잭과 연결된 장치가 회전하면서 인양줄 대다수가 서로 꼬여 버린 것. 줄이 꼬이는 것을 막는 장치를 설치했지만 이 과정에 시간을 쏟느라 시험 인양도 연기됐다. 다만 유압잭의 당기는 힘이 인양줄에 전달되는 과정과 힘을 조절하는 센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를 육지까지 옮기는 데는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양이 미뤄지면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는 시점은 5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5월 9일로 예정된 대선 일정과 맞물릴 전망이다.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 세월호 참사 책임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옛 여권에 쏠리는 상황에서 대선 직전 선체가 인양된다면 보수 진영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으로 알려졌다.
옛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월호 인양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왜 이제야 인양을 서두르는지 알 수가 없다”며 “진보 진영 일색으로 유력 대선 주자가 채워지니 눈치를 보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