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은 다음 달 6~9일 서울 서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팔리아치&외투’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의 연출은 이탈리아 출신 연출가 페데리코 그라치니가 맡았다. 흔히 베리스모 오페라의 3대 걸작 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를 조합하는 것과 달리 ‘팔리아치’와 ‘외투’를 한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팔리아치’는 작은 유랑극단의 단장 카니오가 아내 넷다의 불륜을 목격하고 죽이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 ‘일 트리티코’의 마지막 파트인 ‘외투’는 프랑스 파리 세느 강변의 거룻배에 살고있는 부부를 둘러싼 애증의 드라마로 아이의 죽음, 부인의 외도, 남편의 살인이 긴박하게 전개된다. 김학민 예술감독은 “‘팔리아치’는 화려한 삶 이면의 외향적 슬픔과 잔인함을 다루지만 ‘외투’는 밑바닥 인생의 내적 슬픔을 다룬 작품으로 두 작품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며 “액자 구조로 현실과 환상, 꿈을 오가는 이야기 속에 두 개의 상반된 이야기가 절묘하게 결합되면서 관객들은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2015년 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 국내 초연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났던 주세페 핀치의 지휘로 코리아심포니가 맡는다. 또 2015년 ‘나비부인’으로 빈 국립극장에 데뷔 후 지난해 여름 한국인 최초로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 ‘아이다’의 주역을 차지했던 소프라노 임세경이 ‘팔리아치’의 넷다와 ‘외투’의 조르젯타 역을 맡는다. 임세경은 “이번 작품에서는 넷다로서 한 번 죽고, 조르젯타로서 또 한 번 죽게 된다”며 “이미 죽은 캐릭터가 다음 작품에서 다시 나오는 구조다 보니 관객들에겐 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임세경’을 최대한 지우고 ‘팔리아치’에선 넷다로 ‘외투’에선 조르젯타로만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밖에 ‘팔리아치’의 카니오, ‘외투’의 루이지 역에는 테너 칼 태너와 루벤스 펠리차리가 더블 캐스팅됐다. 특히 미국의 중견 성악가인 칼 태너는 201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팔리아치&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라니치 연출은 이번 오페라에 뮤지컬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춤 장면을 다수 포함시켰다. 보통의 오페라에서 주인공들은 간단한 율동 정도를 소화하지만 두 작품의 여주인공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과 사이요아 에르난데스 모두 무용단과 함께하는 안무를 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