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학사 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기소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에서 최 전 총장은 ‘정씨가 입학할 당시 최순실이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 증언할 때 충분한 시간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국회 청문회는) 증인이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장소였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은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2015년 12월 63빌딩에서 최순실씨와 둘이서 식사를 하면서 의논하려 했는데 남자분이 있었고, 이듬해 2월 (최순실씨가) 딸을 걱정하기에 한남동에서 차를 마시며 신산업 융합대학에 관해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사임하고 요양을 떠났다”며 “(국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말을 못 알아듣고 글씨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슨 위증이 있을 수 있냐”고 말했다.
변호인은 “최 전 총장이 정씨를 (이대 학생으로) 뽑으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그를 뽑겠다는 말을 들은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특검팀이 쓴 공소장에도 최 전 총장이 정윤회씨(정유라씨의 아버지)를 알지 못했다고 돼 있다”며 “사전 지식도 없는 상황에서 정유라씨를 뽑으라고 하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도록 지시한 혐의에 관해서도 변호인은 “체육 특기생을 향한 관심을 교수들 앞에서 드러낸 적은 있어도 학점을 주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이대 2015학년도 수시 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아울러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와의 관계를 축소해 증언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