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경선에서 ‘공약 경쟁’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각 대선주자들이 공약을 발표했거나 준비 중이지만 공약보다는 구도 싸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아직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공약 준비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지금 중요한 건 공약이 아니다”는 말이 나온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각각 ‘서민 빚 탕감’, ‘평화적 흡수통일’, ‘잠재성장률 4%’ 등의 공약을 발표했으나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경선 기간이 약 20일로 짧은 탓도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 중요한 것은 공약보다 구도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결국, 한국당의 대선 주자들에게 최대 현안은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이들은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보수진영 결집과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가 전날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말하는 한편, 지난 15일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과 만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것도 이같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또한 사실상 ‘문재인 때리기’로 일관하며 이에 가세하고 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 아들의 공기업 특혜 채용 의혹, 노 전 대통령 가족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바다이야기’ 수사은폐 의혹 등을 열거했다. 민주당 경선 현장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수치의 사전 유출 논란도 거론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을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편, 오는 31일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그동안 선거기획단이 마련한 당 차원의 공약에 후보의 대표 공약을 얹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