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대체투자와 전문성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 되면서 투자시장의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예금은 수익자산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했고 전통적인 투자대상이었던 주식과 채권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부동산·항공기·인프라·구조화금융·사모투자펀드(PEF)·사모대출펀드(PDF)·헤지펀드 등 대체투자에 집중되고 있다. 연기금·공제회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까지도 대체투자 규모를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여유자금이 많은 일반법인이나 개인들도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주식이나 채권은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가 많고 시장에서 객관적인 가격도 형성되고 있어 가치를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대체투자는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고,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아울러 매 건마다 투자 대상의 성격이 다르고, 투자구조도 달라 검증이나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심사에 전문성을 가진 기관 중심으로 대체투자가 이뤄지게 되고 투자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투자자금을 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는 투자 대상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대체투자의 핵심은 투자 대상에 대한 가치판단과 투자구조의 설계에 대한 전문성에 있다. 수년 전에 부동산PF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일부 금융기관들이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금융기관들이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히 커지는 부동산PF 시장에 뛰어들어 부실한 심사와 무리한 영업을 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전문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요즘의 부동산PF에서는 부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마찬가지로 대체투자 시장에서도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 대상을 분석하고 투자구조를 설계해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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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에 나서는 연기금이나 공제회·금융기관의 대체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체투자 규모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내부의 전문가들이 심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부동산도 과거에는 직접 투자하다가 규모가 커지면서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바뀌었듯이 대체투자도 간접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 또 대체투자펀드에 투자하고 있기는 하나 PEF와 부동산펀드에 국한돼 있어 그 대상과 범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발맞춰 대체투자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체투자펀드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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