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공급 확산으로 금융서비스의 시공간상의 제약이 사라져 금융소비자들의 서비스 이용에 대한 편의성이 증대됐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융합 기술과 기법을 활용한 온라인 금융환경이 조성되면서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핀테크 산업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송금·결제·대출·투자·자산관리 등 기존 금융기관이 수행했던 업무들을 인터넷 플랫폼 운영을 통해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성, 그리고 가격 우위를 통해서 각광 받고 있으며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금융기관들은 건전성 유지에 중점을 뒀다. 이로 인해 자영업 및 중소기업 등 중신용 시장에 대한 여신을 축소하고 높은 신용등급 고객, 확실한 담보 위주의 여신은 많은 금융소외계층을 양산했다. 이 틈새시장을 다양한 기술로 무장한 개인 간 거래(P2P) 금융 플랫폼들이 중금리 시장을 선점하고, 2017년 2월 말 기준 약6,300억원의 누적 대출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P2P금융 플랫폼의 빠른 성장 속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금융위에서는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P2P금융 업체들은 이런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나 가이드라인 항목 중 개인 투자금액 제한과 영업행위를 축소하는 자기자본 투자 금지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P2P금융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산업의 등장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P2P금융 산업은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금융소외자, 창업자 및 중소기업을 위해 자생적으로 발전해온 산업이다. 기존의 거래 관행 및 규제방식으로 P2P금융을 바라보게 되면 결국 규제의 대상으로밖에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P2P금융 산업, 나아가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개입의 최소화로 시장 자율성을 강화하고 업계와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산업 활성화와 금융소비자의 보호에 적절한 균형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미드레이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