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추설비 가동률 4년만에 반등…조선업 볕드나

뜸했던 발주·인도 재개 가능성 커

대우조선도 '소난골' 해결 기대감

해양 시추설비 발주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시추설비 가동률이 4년 만에 반등했다. 국제 유가 저공행진으로 시추설비 발주가 급감하는가 하면 기존 발주된 시추설비 인도도 제대로 안 이뤄져 애를 먹는 상황에서 가동률 상승은 국내 조선업계에 위안거리다.

26일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해양 시추설비 가동률은 64%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2013년 5월 이후 첫 반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가동률 증가는 용선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설비 발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추설비를 비롯한 해양 설비는 저유가 탓에 운영사들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 발주가 뜸했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 발주해놓은 설비도 일방적으로 인도를 취소해 국내 조선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하지만 설비 가동률이 반등한 것과 더불어 용선료도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락슨은 중동 지역에 투입되는 근해용 시추설비인 잭업리그 용선료가 전월 대비 23% 올라 하루에 10만7,500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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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발 빠른 유럽 선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노르웨이 선박왕’으로 통하는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소유한 시탱커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선주사로부터 계약 취소 통보를 받은 반잠수식 시추선 1기를 3억7,0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입장에서는 자칫 골칫덩어리가 될 뻔한 시추선을 운 좋게 처분한 셈이다.

시추설비를 찾는 곳이 많아지는 것은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기를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대우조선에 드릴십 2기를 발주해놓고 인도해가지 않고 있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은 현재 5곳의 오일 메이저와 용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이탈리아 석유업체인 ENI사가 오는 2018년 초에는 드릴십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올 7월께면 용선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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