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 예비후보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참모들을 중심으로 선거 캠프를 꾸렸다. 당내 일부 중진 의원과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계로 분류되는 정계 인사들도 캠프에 합류해 활약 중이다.
캠프의 주축은 손 전 대표의 정책팀인 ‘동아시아미래재단’ 멤버들이다. 이 재단의 김영철 이사는 손 전 대표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이사는 언론인 출신답게 정무판단이 뛰어나고 미디어와의 관계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도 캠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꼽힌다. 그는 대학생 시절 손 전 대표와 함께 학생운동을 하며 동지애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재단의 김종희 사무총장도 손 전 대표의 복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 사무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내다 탈당한 후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경기 용인정 지역구에 출마하기도 했다.
캠프의 정책공약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데는 교수 등 전문가그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손 전 대표의 대표 공약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 정책의 입안 주역들이 이번에도 힘을 보태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은 최영찬 서울대 교수다. 홍경준 성균관대 교수, 김용진 서강대 교수 등도 손 전 대표의 정책 브레인들로 평가받는다.
김한길 전 대표계 중에서는 최원식 전 의원이 기획·전략·공약 등을 전반적으로 관여하며 손학규 후보를 돕고 있다. 김 전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장화철 전 새정치민주연합 인터넷소통위원장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오이톡’을 기반으로 이번 대선 캠프에서 조직확대와 전략수립 등에 참여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출신으로 손 전 대표를 돕고 있는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국민의당에서 손 전 대표가 ‘지분’을 거머쥐는 데 간판인물 역할을 했다. 그는 손 전 대표의 국민의당 입당 당시 함께 당적을 달아 당내 최고위원과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직을 맡고 있다.
김 전 대표계 이외에도 다양한 정치권 인사들이 손 전 대표를 돕고 있다. 현역 금배지 중에서는 3선의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지근거리에서 손 후보를 돕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손 전 대표가 전라남도 강진 만덕산에서 하산한 뒤 정계복귀를 선언하자 뒤따라 더불어민주당을 나왔다. 전북 정읍·고창의 3선인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손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전체적으로 선거를 지휘하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도 손 후보의 경쟁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자강론을 비판하면 연대론을 설파하는 등 손 후보에게 우호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 있던 윤석규 전 새정치추진위 전략기획팀장 역시 공보·기획·전략 등에 폭넓게 관여한다. 윤명국 전 보좌관도 손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임정엽 전 전북 완주군수 또한 캠프에서 조직관리 등을 챙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잔류 중인 ‘손학규계’ 의원들도 국민의당 경선에서 손 전 대표가 승리한다면 거취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잔류파 의원들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할지 여부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출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