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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선진국들이 국내 관광에 사활 건 이유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금 한국 경제에서 내수시장만큼 뜨거운 화두가 또 있을까. 장기 저성장시대로 돌입한 가운데, 불안정한 세계 경제환경에 취약한 산업구조와 소득분배 불균형 등으로 성장 기반이 크게 약화됐고 설상가상 인접시장인 중국마저 한국에 등을 돌리려 하니 말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내수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점이다. 최근에는 선진국일수록 더 적극적이다.


프랑스는 지난 1982년부터 시행한 체크바캉스 제도로 유명하다. 근로자와 기업이 여행비를 적립해 이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가맹점이 17만개, 가입 근로자는 400만명을 넘는다. 가족 단위 이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혜대상은 1,000만명이 넘는다. 수익은 철저히 소외계층의 여행참여를 위해 재투자된다. 여기에 저소득층의 휴가 보장을 위해 가족휴가촌협회에서 운영 중인 전국의 1,000여개 휴가마을은 프랑스 국내 관광의 튼튼한 밑거름이다.

영국은 2012년부터 2015까지 대규모 캠페인(Holidays at Home are Great)으로 국민들의 국내 관광 열기를 달궜다. 침체 일로에 있던 국내 관광 붐을 일으키고자 펼친 이 캠페인은 유명 스타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프로모션과 할인으로 숙박 등 내수시장을 크게 고무시켰다.


미국에서는 2015년 미국여행협회 주도로 휴가에 대한 의식 연구와 함께 500달러 인센티브를 부여해 휴가사용을 독려하는 프로젝트(Project: Time Off)를 추진했다. 또한 봄 4~8주 동안에는 미국 내 관광지의 대대적인 할인 판매 이벤트(Daily Getaways)를 실시해 자국민의 국내여행을 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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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도 연간 약 1억2,300만 일에 달하는 미사용 연차휴가를 적극적으로 쓰자는 캠페인(No Leave, No Life)이 2012년부터 2013년 동안 관광부 주도로 전개됐다. 휴가와 국내 관광에 대한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둔 광범위한 캠페인이 펼쳐졌다.

이밖에 지난해 5월 신정부 취임 후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곤경에 빠졌던 대만은 3억대만달러(한화 약 111억원) 긴급예산을 투입, 중국 관광객 담당 여행사의 국민 국내여행 상품 취급 지원, 평일여행 정착 등을 위한 사업들을 펼쳤다.

튼튼한 국내 관광 기반을 마련하려면 보다 많은 국민들의 관광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 마련, 인프라 투자가 기본이다. 또한 범정부적인 캠페인에 의한 업계와 국민들의 참여 또한 필수다. 비록 지금 위기이나 이때 모두 합심해 국민들의 국내 관광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면 진정한 관광입국으로 가는 지속 가능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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