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경쟁사들도 오는 2025년 정도로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추세입니다.”
장웅준 현대·기아차 최첨단 운전보조시스템(ADAS) 개발실장(이사대우)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센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지만 각종 제약 조건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시대는 생각보다 천천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올해 현대·기아차 임원 인사에서 최연소인 37세 나이로 이사대우에 오른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다. 장 이사는 운전자 보조장치 수준인 레벨2 기술이 반자율주행 수준인 레벨3로 발전하는 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2에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할 의무가 있지만 레벨3에서는 자동차가 먼저 대처하고 문제가 지속되면 운전자가 개입한다”며 “레벨3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가 차량 제조사인지, 운전자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소비자의 인식 역시 변수다. 장 이사는 “최근 한 설문조사를 보면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소비자는 66만원을 지불하겠다고 조사됐다”며 “자율주행 카메라나 레이더, 초음파 센서, 전후에 후측방 센서까지 재료비만 100만원이 넘고 연구개발(R&D) 비용까지 얹으면 값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패키지가 약 1,000만원인데 66만원을 지불하려는 소비자와의 간극이 쉽게 메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서 기술 발전 속도도 생각보다 더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발생시 노약자와 어린이 중 누구를 살려야 하는가 같은 트롤리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센서가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노인과 어린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십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확도나 반응속도, 전력 소모량 등 모든 부분에서 큰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현대차가 레벨2에서 레벨3로 가는 기술과 곧바로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5로 가는 기술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시대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조민규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