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할리우드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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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데이코쿠호텔에 최근 비상이 걸렸다.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데이코쿠호텔의 평균 가동률은 76.2%로 전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셰러턴미야코호텔오사카도 가동률이 5%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1.8%나 늘었는데 특급호텔의 가동률은 왜 하락했을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으로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속을 차리는 고객들이 공유민박 이용을 늘리면서 특급호텔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호텔들은 가격 할인에 특별 서비스까지 내세워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콧대 높던 일류호텔들이 신기술 앞에 쩔쩔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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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인 우버에서도 나타난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가 첫선을 보인 후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용 나라는 44개국, 170개 도시로 늘었다. 택시업계는 정부를 압박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우버 이용은 가속화되는 느낌이다.

미국에서는 할리우드가 비슷한 신세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사와 극장들은 영화 개봉 이후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시기를 90일에서 4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VOD 판매 시기가 빠르면 영화사나 극장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 때문이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이제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신작 영화를 보는 데 익숙해졌다. 사업 시작 7년 만에 세계에서 9,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할리우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신작 영화 VOD 판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논의를 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오철수 논설위원

오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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