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과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었던 이종 업종과의 제휴 바람이 보험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단일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험사들은 소위 ‘생활 밀착형’으로 불리는 복합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대형병원·신용카드사·통신사 등 다양한 업종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2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지난 27일 강북삼성병원과 손을 잡았다. 병원과 함께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헬스케어 콘텐츠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보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설계사들이 보험 상품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뿐 아니라 건강 관리나 질병 예방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손보도 이달 초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서울성모병원과 3자 간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요양 산업과 관련된 의료협력 체계 구축 등을 위한 것으로 KB손보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보험과 요양 서비스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가는 단계다.
또 동부화재는 NH농협카드와 지난 10일 전략적 제휴를 결정했다. 단순히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카드 상품 개발을 넘어 양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결합 금융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농협생명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가 서비스 개발을 위해 KT와 공동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소비자들이 당장 필요해서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품”이라며 “최근에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보험에 대한 관심이 더 떨어지는 추세여서 추가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이종 업종과의 제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