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프레임 구축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정교한 프레임을 짜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의 기치 아래 ‘확실한’ 정권교체를 내세우고 있고 안 전 대표는 중도층 흡수를 통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목이 각 당 호남 경선에서 60% 이상의 득표를 받아낸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야권의 두 거물급 인사가 차기 대선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문재인 대세론’을 더욱 확실히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을 원하는 민심을 받들어 전통적 야권 주자의 타이틀을 걸고 대선을 치르겠다는 판단이다. 호남이 문 전 대표에게 보여준 몰표가 ‘확실한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어떻게 적폐세력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느냐”며 차별화를 보였고 보수 진영과의 협치에 대해서는 “정권을 잡은 후 대화할 것은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문재인 캠프의 한 관계자는 2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한다는 계획”이라며 “반문 연대, 개헌 연대에 흔들리지 않고 확실하게 차기 정부의 두 가지 큰 과제인 적폐청산,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선거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 경선에서 다시 이뤄낸 ‘안철수 돌풍’을 본선으로까지 확장시켜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안 전 대표가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안 전 대표의 구상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의 애정을 확인한 안 전 대표는 대선 전 최순실 게이트를 방조했던 자유한국당·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중도층 흡수를 위해 ‘더 나은 정권 교체’라는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도 과학자와 막힘없이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안 전 대표의 발언으로 확인될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적폐청산, 완벽한 정권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야권 결집에 방점을 둔 반면 안 전 대표는 이념·진영 간 논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