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수습자 유해는 어디에…부모DNA, 치아로 신원 확인

3층 중앙, 4층 선수, 5층 중앙선미 위주

허다윤, 조은화양 선미 객실쪽 추정

지난 24일 한 추모객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걸림막에 있는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진도연합뉴스지난 24일 한 추모객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걸림막에 있는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28일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면서 미수습자 수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세월호 선체가 있는 반잠수선 위에서 14∼18㎝ 크기의 유골 여섯개와 신발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


해양수산부는 육상 거치 후 선체 상황을 파악하고 미수습자의 위치를 추정해 선내 진입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수부의 그간 조사 내용에 따르면 단원고 학생 허다윤, 조은화양은 선미 객실 쪽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양은 4층 선미 객실에 있다가 배가 심하게 기울자 친구들과 중앙 쪽으로 대피했고 뒤따라온 친구를 앞에 세워 헬기에 타게 했다. 그 이후의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 이후 시신 수습 작업은 선내 4층에서 가장 많은 191구를 수습했다. 3층에서는 44구, 5층에서 16구가 수습됐다. 43구는 배 밖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 상황으로는 4층에 가장 많았고 층별로는 3층 중앙, 4층 선수, 5층 중앙 선미 부분이 주목된다. 이때문에 왼쪽으로 누운 세월호에서 객실이 있는 3∼5층만 분리한 뒤 바로 세워 수색하는 ‘객실 직립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세월호가 전복돼 선미부터 침몰하면서 선미 객실부는 1~2m가량 압축된 상태로 찌그러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해수부는 ‘객실 직립’ 방침 결정이나 시도 전에라도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우선 수색에 착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미수습자가) 지금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위치를 가족과 상의해 선정한 다음 선체 절단이나 정리 없이 접근이 가능한 구역이 있으면 위험성을 함께 평가해 그 부분에서 (수색에) 착수할 수도 있다”고 최근 브리핑에서 밝혔다.

세월호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 발견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인근 미수습자 가족 임시 거처에서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왼쪽)씨와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오열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세월호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 발견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인근 미수습자 가족 임시 거처에서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왼쪽)씨와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오열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미수습자들이 3년 가까운 긴 시간 물속에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과학기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수중에서는 공기 중보다 부패가 느리게 진행되지만, 수중생물이 많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피부와 근육조직은 자연히 소실된다. 그나마 미수습자가 시랍화(屍蠟化·공기와 접촉이 어려운 조건에서 밀랍과 같은 상태로 원형을 유지하는 경우) 상태 정도로 보존됐다면 맨눈으로 누구인지 알아볼 가능성이 조금은 열려 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수온이 오르는 여름을 3번이나 거친 점을 고려하면 시신에 남은 피부나 근육조직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수습자들이 입었던 옷가지 등 유류품에 피부조직이 일부 잔존한다면 DNA 시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유골에서 시료를 채취해 부모 DNA와 대조하면 동일 여부를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4년 참사 당시 희생자 시신에서 채취한 시료 분석에 최고 긴급도를 부여해 시신 확인작업을 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DNA 감정은 신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또 생전 치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다면 치아 엑스(X)선 촬영 사진 등을 토대로 치아 구조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두개골 형태와 윤곽에서 생전 얼굴을 복원하는 슈퍼임포즈(super-imposition) 기법도 활용 가능하다.신원 확인 자체보다는 미수습자 가족이 우려하듯 ‘온전한 수습’이 가능하느냐가 더 큰 관건이다. 신원 확인은 유골 조각이라도 확보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나머지 유골이 곳곳에 흩어졌거나 유실된 상태라면 동일인 유골을 확인해 한데 모을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미수습자는 9명으로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2반 허다윤, 6반 남현철·박영인,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 이영숙 등 9명이다.

정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