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분양대행은 정확한 상품 분석·마케팅이 성패 갈라"

채영식 에이치와이컴퍼니 대표

수익형부동산 잇단 분양대행 성공

"돈 된다고 아무 상품이나 안팔아"





부동산에서 ‘분양대행’ 분야는 시쳇말로 험하고 거칠기로 유명하다. 상품의 가격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탓에 철저한 시장 분석과 마케팅은 기본이고 폭넓은 인맥이 성패를 가르는 곳이다. 나름대로 부동산 시장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경우가 아니면 자리 잡기 힘든 곳이다.


채영식(37·사진) 에이치와이컴퍼니(HY컴퍼니) 대표는 그런 점에서 주목받는 분양대행사 최고경영자(CEO)다. 젊은 나이에도 만만치 않은 분양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상품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수요층을 정확히 분석해 내야 합니다. 미분양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상품 자체는 좋은데 잘못된 마케팅이나 타깃 설정 때문에 고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 대표는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분야 분양대행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4년 82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252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이 회사가 분양대행을 맡았던 오피스텔이나 오피스만 3,000실에 이른다.

그는 “돈이 된다고 아무 상품이나 팔지는 않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잘못된 상품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당장 큰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결국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강원도 강릉에서 분양한 ‘스카이 경포’ 호텔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이 경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세웠을 때 HY컴퍼니 측은 오히려 세컨드하우스로서의 가치를 부각시켰다. 경쟁업체들이 5년에서 많게는 10년에 이르는 확정수익 보장을 내세운 것과 달리 호텔 운영 수익 보장기간도 단 1년만 제시했다. 결국 스카이 경포는 호텔로는 이례적으로 40일 만에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그는 “일부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터무니없는 수익률을 내세우며 스스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빠른 성공의 비결에 대해 묻자 채 대표는 “젊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르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상품을 분석하고 남다른 마케팅을 고민하다 보면 좋은 대안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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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내세운 HY컴퍼니는 오는 5월 경기도 오산시 원동에서 456실 규모의 오피스텔 분양에 나선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우남건설이 시공을 맡는 이 오피스텔은 경부고속도로 오산IC와 곧바로 연결되는데다 주변에 상업·업무시설이 밀집해 있어 수요층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목표는 명확했다. “당연히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HY는 정직(Honesty)과 젊음(Young)을 뜻한다”는 그는 눈앞의 이익보다는 부동산 상품의 판매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며 신뢰를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사도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P.S

그가 젊은 나이에 분양대행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했다. “고등학교 때 나름대로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보다는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3 진학과 함께 학업 대신 취업진로반으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 도전한 것은 ‘미용’이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곧바로 군대에 입대했다. 제대 후 도전한 분야는 공인중개사였다. “학교 공부는 너무 재미없었는데 공인중개사 공부는 돈과 직결된 것이어서 너무 재밌었죠. 당연히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 후 개업 대신 채 대표가 선택한 것이 분양대행이다. “솔직히 건설사나 시행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매번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분양대행 업체에 들어가 일을 배웠습니다.” 3년간 경험을 쌓은 후 프리랜서로 일하다 지난 2011년 에이치와이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성실함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 새벽에 직원들보다 먼저 출근해 청소하고 열심히 현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을 맡기는 클라이언트가 늘더군요.”

그는 “남들과 같이 대학을 갔다면 지금쯤 평범한 직장인이 돼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발로 뛰며 상품을 파는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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