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렉시트 협상 일정은] 내달 가이드라인 마련...늦어도 내년 10월 마무리

협상안 놓고 유럽의회 찬반투표

개별 회원국 인준 거치면 끝

타협실패땐 2019년3월 자동탈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국민투표 이후 9개월여 만에 탈퇴 협상에 공식 돌입한다. 44년간의 긴 동거 기간만큼 양측의 이별 과정은 복잡하며 매우 긴 시간이 요구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EU는 이르면 오는 4월 초 브렉시트 협상에서 기본 틀로 작용할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또 다음달 29일 열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를 바탕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채택한다. 이후 각국의 EU 장관들은 안건별로 세부적인 협상 지침을 마련해 EU 집행위원회의 협상 대표에게 관련 권한을 위임한다. ‘협상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이 단계까지 적어도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EU 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이로써 이르면 5월 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EU의 실질적 리더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4~5월 대선 및 9월 총선이 예정돼 있어 올가을까지 관련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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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양측은 협상 종결 목표시기를 2018년 10월로 잡고 있다. 이때까지 협상안이 타결되면 유럽의회의 찬반 투표를 거쳐 EU 정상회의가 가중다수결 방식(역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하고 27개국 중 16개국이 찬성)으로 타결을 결의한다. 이후 마지막 단계로 EU 27개 회원국 의회의 개별 인준 절차가 남아 있다. 만약 영국이 EU와의 협상에서 적절한 타협안을 찾지 못하고 협상 기간 연장에도 실패한다면 영국은 2년 내에 탈퇴 협상 완료를 규정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2019년 3월29일 EU에서 자동적으로 탈퇴 처리된다.

영국과 EU가 각종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협상 자체의 걸림돌도 상당하다. ‘이혼 합의금’으로 불리는 재정 문제부터 문제다. EU는 2014~2020년 EU 예산계획을 확정할 당시 영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약속한 분담금을 포함해 탈퇴 과정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총 600억유로(약 72조원)를 요구할 방침이다. EU는 이 조건을 지렛대 삼아 영국이 원하는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하겠다며 영국에 대한 압박 플랜을 짰다. 반면 영국은 막대한 부담을 지는 ‘나쁜 합의(bad deal)’보다 ‘협상 결렬(no deal)’이 낫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EU와의 FTA로 최대한 가까운 통상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영국의 포부도 ‘단일시장을 원하면 이민의 자유를 허락하라’는 EU의 강경노선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영국 측에서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보리스 존슨 외교부 장관 등 3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EU 집행위 측 협상 대표는 프랑스 장관 출신의 미셸 바르니에다. 그는 EU 내의 브렉시트 강경론을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협상에 또 다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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