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필리핀 도주했다 17년만에 붙잡힌 살인범, 징역 17년 선고받아

17년 전 장의사와 그의 부인을 살해하는 데 가담하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범인이 현지 파견 경찰인 ‘코리안 데스크’에 체포돼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양섭 부장판사)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47)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를 내리면서 “필리핀에서 경찰에 붙잡혀 이송될 때까지 16년간 도주했으며 당시 8세였던 피해자 부부의 아이는 졸지에 고아가 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크나큰 고통을 겪었다”면서 “사죄나 손해배상 노력을 하지 않았고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아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강씨 체포의 주역은 우리 경찰이 필리핀에 파견한 코리안 데스크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코리안 데스크를 충원해 강씨를 추적했고 8월 현지 사법당국과 공조해 세부에서 강씨를 체포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강씨는 범행 직후 필리핀 만다나오 섬으로 밀항해 가명을 쓰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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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는 주범 이모(50)씨와 함께 2000년 11월 경기 가평의 한 야산에서 장의업자 조모(당시 39세)씨와 그의 부인(32)을 살해했다. 주범인 이씨는 앞서 2000년 7월 한 병원 영안실 운영권을 따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1억1,300만원을 받았는데 피해자가 의심하기 시작하자 살인을 마음먹었다. 강씨는 경제적 이득을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검거돼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도 복역 중이다. 이씨는 강씨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강씨와 공모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강씨도 “살인이나 시체 유기를 공모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의 정황상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렵고 강씨가 처벌을 피하도록 이씨가 도와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수연기자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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