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권 도전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전두환 회고록’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역량이 대통령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해 대권의 꿈을 접으라고 전달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고록 내용을 보면 지난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3개월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근혜 의원은 대권 도전을 시사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의원은 내게 사람들을 보내 자신의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했다”며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기술했다.
또 “박 의원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는 어렵겠다고 봤고, 실패할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회고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26 사건 직후 박정희 정권에서 비행을 일삼았던 최태민 씨를 전방 군부대에 격리 조치했던 사실도 담겼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000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000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회고록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