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S머니]'푼돈 고객'에 구애나선 금융권

"목돈 없어 수익 크지 않지만

충성도 높여 잠재고객층 확보

비대면 시스템 안착에도 도움"

1인가구 금융상품 등 속속 출시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 전반에서 ‘푼돈’으로도 가입 가능한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금융상품의 주요 타깃은 20~30대다. 과거에는 금융회사들이 목돈을 쥔 자산가들에게만 쏠리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 들어서는 푼돈 재테크를 강조하며 20~30대를 노리는 상품과 금융 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다. 현재 시점에선 이들이 금융회사의 수익에 기여하는 수준이 높지 않지만 핵심 고객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세대인 만큼 이들을 미리 주거래 고객으로 잡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 시장 트렌드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속하게 이동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모바일 세대인 20~30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 여부를 미래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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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2030’ ‘1인가구’ ‘YOLO( You Only Live Once)’ 등을 키워드로 내세워 사회 새내기 전용 예·적금 상품은 물론 외화 통장, 건강관리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 현금 흐름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돈을 모아가려는 20~30대 젊은 고객의 ‘소박한’ 재테크 목적에 부합하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금융사들은 소액이라도 정기적 혹은 간헐적으로 계속 거래를 하게 해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충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게다가 최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산업 간 융합으로 경계가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금융권은 온라인·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를 화두로 삼고 있다. 따라서 비대면 거래를 가장 익숙하고 활발하게 이용하는 20~30대 고객들을 끌어들여 시스템 안착 및 거래 활성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 개선 및 기술 발달로 비대면 거래가 예전보다 편리해지면서 온라인에서 조회와 이체뿐 아니라 예·적금 가입과 대출 신청 업무도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이러한 추세가 확산 되고 있어 그들의 입맛을 충족시킬만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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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나온 상품 중에는 재미와 스토리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것들이 돋보인다. KB국민은행이 이달 초 내놓은 ‘KB 1코노미 스마트 적금’은 가입금액이 최소 1만원이며 가입 기간도 최소 6개월부터 가능하다. 이 적금은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0영업일 만에 1만좌를 돌파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한달애저금통 역시 소액 거래에 익숙한 젊은 층에 인기다. 하루 최대 입금 한도는 3만원, 대신 금리는 최대 4.0%다. 또한 한 달 동안 넣은 돈은 미리 지정한 계좌로 자동으로 이체해준다. 우리은행은 외환 투자가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 관념을 깼다. 위비뱅크를 통해 모바일 전용 외화통장 ‘위비 외화클립’을 내놓았는데, 타깃은 소액이나마 환테크를 해보고 싶어하는 젊은 고객들이다. 입금 가능 통화는 미 달러, 일본 엔화, 유로화 등 11종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서도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의 ‘2030보험’이 대표적으로, 온라인 전용에 20~30대만 가입 가능하다. 보장 범위도 20~30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학업, 직업, 결혼, 뷰티, 레저, 건강, 운전 등 7가지 테마 중 골라서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전업보험사인 라이프플래닛은 정기보험에 슈퍼건강체 개념을 도입, 건강할수록 보험료를 깎아주는 설계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30세 남성이 건강검진을 통해 슈퍼건강체로 확인 받으면 60세 만기로 20년간 가입할 경우 사망보험금 1억원 기준 한달 보험료가 1만3,000원대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고객이 될 20~30대의 경우 목돈이 없기도 하거니와 금융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니즈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소액으로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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