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메모리(FeRAM)는 실리콘 기반의 플래시 메모리 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읽고 쓰는 속도가 빨라 2000년 초반까지 활발하게 연구됐다. 하지만 강유전체 물질은 130nm 이상의 두께에서만 강유전성이 뚜렷해 고집적·고성능 메모리 제작이 힘들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저렴한 실리콘 플래시 메모리 개발이 주를 이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단장 노태원)과 부경대 공동연구진은 강유전체 물질인 티탄산바륨(BaTiO3)으로 1.4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미터) 두께의 강유전체 초박막을 만들어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산화물 금속과 강유전체 물질 사이의 계면에 나타나는 단일 원자 수준의 불균일성에 주목했다. 티탄산바륨의 두께가 얇아지면 불균일성으로 인해 강유전성을 잃게 된다. 연구진은 펄스 레이저 증착법(PLD)으로 루테륨산스트론튬(SrRuO3)을 만들고 그 위에 티탄산바륨, 루테륨산스트론튬을 순서대로 입혀 계면이 균일한 초박막 소자를 실제로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산소 분압을 조절하는 노하우가 활용됐다. 그 결과 티탄산바륨은 두께가 1.4nm에 불과함에도 강유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터널링 효과도 관측됐다. 두께가 1nm 수준으로 얇아진 티탄산바륨은 부도체 임에도 전자 투과 현상이 일어난다. 이로써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강유전체 터널접합 메모리의 출현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과학저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3월 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