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전략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최신 기술이 담긴 전자기기를 증정품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 2~3위 사업자가 초반부터 마케팅 총력전을 펼치면서 기선제압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 바이(Best buy)매장 250곳에 ‘갤럭시S8’과 ‘갤럭시S8+’를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체험공간에서는 신형 ‘VR 기어’와 ‘기어S3’ 등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베스트 바이 등을 통해 오는 20일 전까지 갤S8 또는 갤S8플러스 사전예약을 신청하는 고객에게는 129.99달러(약 15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신형 VR 기어와 컨트롤러(조작기)를 준다. 오큘러스의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50달러(약 5만6,000원)짜리 쿠폰도 함께 제공한다.
반상문 삼성전자 미국법인 무선사업담당은 “베스트 바이와의 협력을 통해 갤S8·갤S8플러스의 미국 시장 안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S8과 갤S8+의 미국 시장 출시일은 오는 21일이다.
국내 시장에서 이미 10만대 가량을 팔아치우며 인기몰이를 한 LG전자의 G6는 5개 주요 이동통신사 판매점과 베스트바이 등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까지 미국 전역의 총 2만5,000여 매장에 ‘LG G6’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AI 비서 기능을 갖춘 ‘구글홈’을 사은품으로 내걸고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도 활발하다. 온라인 동영상 주목도를 측정하는 비저블 메저스(Visible Measures)에 따르면 ‘LG G6’를 소개하는 바이럴 영상 ‘G6 댄스’가 지난 달 7일부터 2주 동안 전세계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바이럴 영상 1위에 올랐다.
김수영 LG전자 MC마케팅FD 상무는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LG G6’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며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LG G6’의 차별화된 장점들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리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4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13%의 점유율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다른 지역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해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G6는 오는 7일 미국 시장 출시 예정이다.
미국 현지 유통업계에서는 갤S8·갤S8+플러스와 G6를 각각 다른 강점을 가진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고 맞춤형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베스트 바이 뉴욕 유니온스퀘어 지점 판매 관계자는 “갤S8·갤S8플러스에 관심을 갖는 고객은 AI 비서 엔진 ‘빅스비(Bixby)’에 관심을 보였고 G6를 찾는 소비자는 카메라·동영상 기능에 대체로 흥미를 나타냈다”며 “모두 높은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이어서 개별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선택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AT&T에서 갤S8은 일시불 기준 소매가 749.99달러(약 84만원), 갤S8플러스는 849.99달러(약 9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 시장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00만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G6는 719.99달러(약 81만원)의 소매가에 AT&T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 출고가 89만9,800원과 비교해 다소 낮은 금액이다.
/뉴욕=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