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그룹 창립 50년(3일)을 앞두고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그룹 경영전략 대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혼자만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경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고용창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과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기업 생태계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다른 그룹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것과 관계없이 롯데만큼은 이런 경영 모토를 앞세워 처절하게 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사회적 가치 경영’과 별개로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그룹의 미래 50년 전략과 맞물려 석유화학과 건설 등 비유통 부문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쇼핑(023530)과 롯데케미칼(011170)·롯데제과(004990)·롯데칠성(005300)·롯데건설·호텔롯데 등 주력 계열사 6곳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연결기준)은 총 5조9,397억원에 이른다. 롯데쇼핑이 2조2,691억원으로 가장 많고 롯데케미칼 2조2,029억원, 호텔롯데 5,134억원, 롯데건설 4,683억원 등의 순이다.
업계에서는 6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내부 자금을 통해 신 회장이 늘 밝힌 대로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7년간 일한 국제 금융 및 M&A 전문가답게 신 회장이 해외시장 개척에 누구보다 적극적인데다 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돈과 에너지를 들여 그룹 구조를 새로 바꾸는 것보다 계열사들의 성장 기회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미국 석유화학회사 엑시올과 면세점 듀티프리아메리카 인수를 추진하던 중 검찰 수사로 중단했지만 올해 그룹 내외부적 걸림돌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비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M&A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보유 현금 이외에도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의 상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2조~3조원)과 회사채 발행한도 증액분(2조원) 등을 합칠 경우 초대형 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호텔롯데 역시 2015년 더뉴욕팰리스호텔을 8억500만달러(약 9,400억원)에 인수해 재미를 본 만큼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장에서 언급되던 유럽과 북미 지역의 호텔 인수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