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으로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의회가 대통령 불신임을 재검토한다.
AP통신은 발레카 음베테 남아공 의회 의장이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휴회중인 의회를 앞당겨 개원, 불신임 긴급 동의안을 표결할 것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요구안이 의회 규정을 충족하는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불신임 긴급 동의안이 통과되면 주마 대통령과 내각은 사임해야 한다. 가결을 위해서는 전체 400석 중 과반인 201석이 필요하지만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현재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ANC는 이미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 발의를 거부한 바 있다.
다만 최근 ANC 지도부가 주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분열 조짐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주마 대통령이 예고 없이 자신의 측근을 내각에 앉히자 ANC 최고 위원회 6명 중 절반이 주마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내각 개편을 비판했다. ANC 소속인 음베테 의장도 “남아공 국민은 의회와 같은 민주주의 기구가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이는 의회의 의무로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계 유력 재벌가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실세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뒤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남아공 전역에서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