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우·삼성 시드릴에도 2조 물려...韓 조선 '제2 소난골' 사태 오나

시드릴 또 파산가능성 언급

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데릭슨 소유의 글로벌 시추선사 시드릴이 또다시 파산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내 조선업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시드릴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씩을 발주해놓고 찾아가지 않고 있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 지연으로 1조원의 잔금을 받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의 ‘소난골 사태’가 ‘시드릴 사태’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시드릴은 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채권단과의 구조조정 계획 일정을 3개월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리며 “구조조정 계획에는 ‘챕터11’ 혹은 채무 재조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챕터11’은 미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의미하며 우리나라로 치면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시드릴은 계속된 저유가 기조로 전 세계 시추시장이 얼어붙으며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채권단과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과 차입금 만기 연장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드릴은 그간 채권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서방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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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릴은 국내 조선사들에 드릴십 총 4기의 건조를 맡겨놓은 ‘큰손’이지만 현재는 인도 시점을 미루며 속을 썩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시드릴로부터 이미 건조가 완료된 드릴십 2기 인도 연기 통보를 받았다. 2015년 한 차례 연기 이후 두 번째다. 삼성중공업은 이 때문에 총 계약금액의 70%인 7억3,000만달러(약 8,200억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도 1조원가량의 인도 대금이 시드릴에 묶여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드릴의 드릴십 인도 연기 상황을 고려해 자금계획을 마련했기 때문에 인도 연기에 따른 당장의 유동성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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