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 로마서 직접 민주주의 실험

이탈리아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반기득권 성향의 정당 오성운동(M5S)이 수도 로마에서 직접민주주의 도입 실험에 나선다.

5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오성운동은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주민청원을 접수해 시의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하고 이를 위한 결의안을 전날 로마 시의회에 제출했다. 직접민주주의 플랫폼의 이름은 계몽주의자인 프랑스 사상가 장자크 루소의 이름을 따서 ‘루소’로 정했다.


오성운동은 이러한 플랫폼 도입이 “행정 전반에 부패가 만연한 로마를 5년 안에 ‘마피아 수도’에서 ‘직접민주주의의 수도’로 변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 실험계획’ 의도는?

내년 총선 집권 가능성 커져

“국가운영 밑그림 제시” 관측




유명 코미디언 출신인 베페 그릴로가 지난 2009년에 만든 오성운동은 창당 이후 지금까지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온라인 투표로 뽑는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반을 인터넷에 두고 있다. 이번 실험 역시 돈과 조직 없이 온라인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정당의 철학을 실현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그릴로 대표는 이번 ‘로마 실험계획’을 발표한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오성운동이 집권하면 정부 차원에서도 유사한 시스템을 1년 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내년 2월 총선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커진 오성운동이 구체적인 국가운영의 밑그림을 보여주려는 시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릴로 대표는 최근 블로그에 “오성운동은 집권의 부담을 질 준비가 돼 있다”며 “단순 항의를 하기보다 이탈리아를 통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할 시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다만 집권 민주당은 이번 행보가 지난해 6월 당선된 후 인사 난맥상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등 행정력 부족으로 도마 위에 오른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 구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시민 참여를 높이는 방향성은 맞지만 포퓰리즘 카드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