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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프로듀스101 시즌2’ “6년차 아이돌의 출연, 반칙 아닌가요?”

“솔직히 6년차 아이돌이 나오는 건 형평성에서 어긋나는 거 아닌가요?”




지난 6일 방송에 앞서 온라인상에 공개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선공개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연습생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플레디스 연습생이란다. 낯이 익다 했더니 2012년 데뷔했던 그룹 뉴이스트의 멤버들이었다.

/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선공개 영상 캡처/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선공개 영상 캡처


그들의 등장에 영상 속 연습생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데뷔도 하지 못한, 보잘 것 없는 자신들과는 달리 무려 데뷔 6년차에 달하는 그룹의 멤버이지 않는가. “저는 (뉴이스트를) 되게 좋아했었다. 그런데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형평성에는 어긋난다고 솔직히 보고 생각을 했다”는 MMO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윤지성의 말에 공감을 느끼는 건 비단 한 두 사람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영상이 올라온 댓글창에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가득했다.

3일 진행됐던 ‘프로듀서101 시즌2’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안준영 PD와 Mnet 김용범 국장은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는 앞선 시즌에 불거졌던 중복투표, 악마의 편집, 형평성에 어긋난 분량, 계약상의 문제와 수익배분 등의 문제들이 상당부분 개선됐음을 알리며 한 층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과연 해체도 되지 않은 6년차 그룹이 연습생이라고 나온 상황에서 ‘프로듀스101 시즌2’는 정말 국민프로듀서들이 원하고 또 바라던 ‘공평한 경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일까? 솔직한 말로 지금까지 해 왔던 모습을 놓고 본다면 ‘믿음’보다는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한 제작진의 분명한 변명 혹은 해명은 존재한다. 시즌1에서 ‘연습생의 데뷔’를 전달하고 싶었다면, 이제는 데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는 것이다. 가요계가 소리 없는 전쟁터인 만큼 다시 기회를 줄 필요가 있으며 “프로그램이 바뀐 것이 아닌 더욱 발전한 것”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국민프로듀서들이 공감해 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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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많은 연습생들의 꿈은 바로 ‘데뷔’그 자체였다. “언제 데뷔하니?”라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당장 눈앞에 보이는 데뷔 기회는 이들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고, 이는 국민프로듀서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 사진=지수진기자/ 사진=지수진기자


하지만 시즌2는 다르다. 데뷔 후 수차례 무대에 오른바 있는 뉴이스트와 데뷔는커녕 무대에 올라본 바 없는 연습생들이 대결은 실력과 경험 팬덤 등 그 모든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목표 또한 다르다. 한 쪽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만큼 이름을 알리기에도 급급한데, 한쪽은 이 단계를 뛰어넘어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출발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바로 ‘마이돌 투표’이다. ‘마이돌 투표’는 ‘프로듀스101’ 연습생들 중 자신이 후원하고 싶은 단 한 명의 연습생에게 투표하면 이를 토대로 일정한 수치의 득표시 제작진으로부터 간식 등 물품을 후원받게 된다. 본 투표와 달리 원하는 연습생 1명에게만 후원해 실질적인 개인 팬덤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데, 현재 뉴이스트의 경우 이 같은 마이돌 투표의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미 앞서 우려한 어긋난 형평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진은 방송이 시작되면 금방 해소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즌1 때도 기존 팬덤을 지닌 아이돌 출신 출연자가 연습생으로 나올 때 초반에는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한 명의 국민프로듀스의 표도 간절한 이들에게 과연 이 같은 ‘어긋난 출발선’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물론 제작진들의 의견처럼 아무리 앞서서 출발한다고 한들,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것이고, 그 마음 하나를 사로잡지 못한다면 결국 똑같아 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미 데뷔한 그룹이, 아니 더 정확히 말해 해체도 하지 않은 그룹이 일반 연습생들과 함께 경쟁을 하는 것은 ‘반칙’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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