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중 초청에도 응하는 등 양국 정상은 회담 첫날 우호적 분위기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식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명령을 내리고 시 주석을 향해 보란 듯이 취임 후 첫 군사행동 승인 사실을 공표해 미국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잠재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부터 마라라고에서 1박2일 동안 만찬 회동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 회담으로 이어지는 ‘세기의 담판’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우리는 이미 긴 대화를 나눴다”며 “(양국이)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 새 시작점에서 중미 관계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이 협력해야 할 이유는 1,000가지에 달하지만 깨뜨릴 이유는 ‘0’”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내 중국 방문을 제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만찬 후 1시간도 안 돼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에 대한 “표적 군사공격을 지시했다”고 직접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상회담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미군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군비행장을 겨냥해 지중해 해상의 구축함 2척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60발가량을 쏟아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독자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시리아 공습은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중국 측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손철 특파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runiron@sedaily.com